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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시대 자율주행 정책 진단: 미국·중국과의 격차와 한국의 버스 중심 실증

국내 자율주행 기업의 정책 담당 임원이 피지컬 AI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의 제도 차이, 471대에 그친 국내 허가 실적과 버스에 몰린 사업 구조, 그리고 엔드투엔드 전환을 둘러싼 현실적 제약을 차례로 짚었다.

자율주행은 왜 아직 버스뿐일까, 피지컬 AI 앞에 놓인 제도의 벽 영상 대표 이미지

핵심 메시지

  •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미국 기업이 70%, 중국 기업이 20%를 차지해, 두 나라가 이 분야를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 미국의 우위는 자본만이 아니라 제도에서도 나온다. 조향장치 규정 자체가 없고 강제 법규 대신 가이드라인만 두는 구조가 신산업을 밀어 준다.
  • 국내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는 제도 도입 이후 2024년까지 471대에 그쳤고, 실제 운행 중인 차량은 200대 수준이다.
  • 국가 주도 자율주행 사업의 85%가 버스에 몰려 있는 이유는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은 시민을 태워야 하는 지자체의 사정 때문이다.
  • 발표자는 자본력 차이를 이유로 완전한 엔드투엔드 전환 대신, 규칙 기반에 딥러닝을 단계적으로 얹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주장했다.

쉽게 이해하기

이 발표는 피지컬 AI를 주제로 열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포럼의 한 세션으로, 국내 자율주행 기업의 정책 담당 임원이 산업 현황을 짚었다. 그는 완성차 업체에서 10년간 신기술의 제도화를 맡았고 2016년 국내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 제도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기술만큼 법과 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발표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 국제 구도부터 보면, 10년째 발표되고 있는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상위권의 70%가 미국 기업, 20%가 중국 기업이며 유럽 기업 한 곳과 한국 기업 한 곳만 이름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이미 로보택시가 일상에 가깝게 들어와 있는데, 여기에는 압도적인 민간 자본이 깔려 있다. 대표 기업은 누적 25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반대로 막대한 돈을 넣고도 사고 끝에 로보택시 사업을 접은 곳이나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다. 이런 규모의 시행착오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미국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제도는 이 자본을 뒤에서 받쳐 준다. 국내 레벨3 자율차 규정은 조향장치 하위 항목의 별표와 시행세칙 안에 들어가 있지만, 미국에는 조향장치 규정 자체가 없다. 같은 레벨2라도 차로 변경 절차 규정에 묶이지 않는 쪽이 더 매끄럽게 달릴 수 있는 이유다. 2017년 이후로는 자율주행에 강제 법규 대신 가이드라인만 만들도록 했고, 규제 하나를 만들려면 둘을 없애는 방식과 담당 기관장 장기 공석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새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법규를 못 맞추면 면제를 청원해 승인받는 길도 열려 있어, 사람이 타지 않는 배송 차량이 앞유리와 거울 관련 기준을 면제받은 사례가 나왔다.

중국은 다른 길을 간다. 규제 자체는 많지만 도시 단위로 자율주행을 전면 허용하는 방식이며, 허용 도시가 계속 늘고 있다. 공식 통계를 공개하지 않아 언론 보도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특정 도시 한 곳에서만 1천~2천 대, 전국적으로는 1만 대 이상이 다니는 것으로 본다. 허용 도로 길이는 3만 2천 킬로미터 수준으로, 아직 500킬로미터 남짓인 한국과 큰 차이가 난다. 미국이 민간 자본으로 밀어붙인다면 중국은 국가가 자본을 넣는 구조라는 것이 발표자의 정리다.

국내 사정은 숫자로 드러난다. 2016년 3월 임시운행 허가 제도가 생긴 뒤 2024년까지 허가된 차량은 471대이고 실제 운행은 200대 정도이며, 시범운행지구는 17개 시도에 지정돼 있다. 국가 주도 사업의 85%가 버스에 집중된 것은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하게 해야 하는 지자체의 판단 때문이고, 스타트업으로서도 지자체 사업을 수주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현실이 겹친다. 서울의 새벽 시간대 버스는 기존 운수업계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실제 수요를 찾은 사례이고, 배차 간격이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지방 벽지 노선은 완벽하지 않아도 다니기만 하면 되는 구간으로 꼽혔다.

기술 방향에 대해서도 견해가 분명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학습 모델로 처리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으로 곧장 넘어가려면 감당하기 어려운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표자는 자사가 구매한 GPU 열세 장에 10억원이 들었다고 밝히며, 규칙 기반 위에 모듈별로 딥러닝을 더해 가는 하이브리드 전환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운전석 방향과 보행자 정지 거리 기준이 다른 나라로 나가려면 다시 학습시켜야 한다는 점도 이 판단의 근거다.

주요 인사이트

  • 자율주행 확산 속도를 가르는 변수는 기술 성능만이 아니라 규제의 형식이다. 강제 법규 대신 가이드라인을 두고 면제 청원을 열어 둔 나라와, 세부 항목까지 법에 못 박아 둔 나라의 출발선이 다르다.
  • 레벨4 자율차의 국제 기준은 아직 없다. 논의 시작 이후 레벨3을 만드는 데만 5년이 걸렸고, 그 사이 독일과 일본, 한국이 대중교통과 물류 목적으로 한정한 자국 법규를 먼저 만들었다.
  • 고령화가 자율주행의 필요를 앞당기고 있다. 자국 법규를 먼저 만든 세 나라가 모두 OECD에서 중위 연령이 높은 축이고, 국내 버스 기사 다섯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 연간 신규 등록되는 자율주행차가 50대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대당 가격이 6~7억원에 이르는 것은 양산이 안 되기 때문이며, 이는 제도만 정비한다고 풀리지 않는 문제다.
  • 자동차의 신기술은 원래 늦게 퍼진다. 에어백은 상용화까지 25년, 자동변속기는 50년이 걸렸다는 사례는 자율주행에 대한 조급함을 다시 보게 한다.

자주 묻는 질문

국내에서 자율주행차는 얼마나 운행되고 있나?

2016년 3월 임시운행 허가 제도가 도입된 뒤 2024년까지 471대가 허가를 받았고, 실제 운행 중인 차량은 200대 정도라고 발표자는 밝혔다. 시범운행지구는 전국 17개 시도에 지정돼 있다.

국내 자율주행 사업이 버스에 몰린 이유는?

국가 주도 프로젝트의 85%가 버스 중심인데,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하게 하려는 지자체의 판단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자체 사업 수주가 매출원이라 이 구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자율주행 제도는 무엇이 다른가?

조향장치에 관한 규정 자체가 없고, 2017년 이후 자율주행에는 강제 법규 대신 가이드라인만 만들어 왔다. 기준을 맞추기 어려우면 면제를 청원해 승인받을 수 있어, 사람이 타지 않는 배송 차량이 앞유리와 거울 기준을 면제받기도 했다.

엔드투엔드 방식으로 바로 넘어가면 되지 않나?

발표자는 그 전환에 필요한 연산 자원과 데이터 규모를 국내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본다. 규칙 기반 위에 모듈별로 딥러닝을 더해 가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옮겨 가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원문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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